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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82년생 김지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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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82년생 김지영>

조미또 2018. 2. 9. 15:41

이미지 출처: 민음사
http://minumsa.minumsa.com/book/10628/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

박혜진 편집

민음사 2016.10.14


이 책이 페미니즘 도서라서 고른 것은 아니었다.
실험실 선배가 민음사에서 나오는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가 꽤 괜찮다며 추천해줘서 찾아보다가 고른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나는 농담이다>를 사려고 했지만 뭔지 모르게 이 책이 더 끌렸었는데, 이 책을 사길 잘한 것 같다.
이 책은 이미 많은 여성 -82년생이든, 93년생이든, 66년생이든 상관없이-에게 짙은 공감에서 나오는 슬픔을, 분노를, 답답함과 허탈함을 느끼게 했다.
이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이기 때문에 소설이 아니라 어떤 여성의 수필처럼 느껴졌다.
비현실적인 장치-김지영 씨가 보였던 빙의 현상-조차 그럴듯했기 때문이다.
공감되지 않는 내용은 한 문장도 없었다.
마지막에 큰 반전이 있는데 그게 너무 예상 가능한 반전이어서 더 충격이었다.
그 부분을 읽을 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이 책을 읽은 여성들은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래서 이미 이게 현실인 우리, 여성이 아닌 남자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마침 한 유튜브 채널에서 관련 영상이 올라와서 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2FkoyeoVCkg

역시 여자들은 본인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공감했지만 남자들은 그나마 '그랬구나'가 가장 큰 반응이었다.
여동생을 낙태한 부분을 읽으면서 진짜 낙태가 이루어졌다는 게 와 닿지 않는다고 했다.
본인이 겪은 일이 아니라면 공감하지 못하고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딱하기도 하다.
의학, 약학 그리고 과학 등의 분야에 남성이 많아서 부작용이 없는 피임약이 개발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책에 나와있다. 사람들 -가부장적인 남성들과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란 여성들- 은 자궁에 조금의 약기운이 퍼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학원에서 만난 '치한남'을 '또라이'라고 언급하면서 개인의 문제로 한정 짓는다.
뒤로 갈수록 책을 읽을 때 일었던 분노와 함께 남성들의 빻은 공감능력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
이런 책을 읽어도 느끼는 게 고작 그 것뿐이라니! 역시 여혐은 지능 문제다.


어쨌든 <82년생 김지영>은 올해 1월부터 약 7개월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이고,
작가 조남주는 2017 오늘의 작가 상을 받았다.
역시 남성들은 책을 안-사-읽고, 페미니즘은 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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